몰인설
沒人說

〈몰인설〉_김진규 《죽천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정의
김진규가 잠수하며 전복 캐는 해녀의 괴로움을 서술 하면서 동시에 벼슬살이의 위험함도 같이 표현한 글.
내용
김진규(金鎭圭, 1658~1716)는 조선 후기 문인이다. 본관은 광산, 자는 달보, 호는 죽천이다. 아버지는 김만기이며, 누이동생이 숙종비인 인경왕후였다. 송시열의 문인이다. 《죽천집》 권1~5에는 시작품이 실려 있는데, 특히 거제도 유배기간 동안의 작품이 가장 많다. <몰인설>은 《죽천집》 권6에 실려 있다.
<몰인설沒人說>은 김진규가 기사환국으로 거제도에 유배된 1689~1694년 사이에 쓴 글이다. 기사환국 시기에 집안의 김만중, 김춘택 같은 인물이 유배생활을 하였다.
김진규의 <몰인설>은 저자와 잠수부沒人와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고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락 에서는 “당신이 하는 일의 이득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저자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에 대해 잠수부는 “바다 깊은 곳에서 일하기에 목숨이 오락가락하고 몸도 상하며 관아에서 요구하는 양도 채우기 급급하다.”고 대답한다. 이는 당시 잠수부들의 애환을 서술한 부분으로 다른 작품에서도 확인되는 바이다.
두 번째 단락에서 저자는 “그렇게 괴롭다면 왜 이 일을 그만두지 않는가?” 하고 묻는다. 이에 대해 몰인은 물속 나쁜 물고기는 징을 울려 쫓고 불을 피워두면 나와서 따뜻하며 공물로 바치다 행여 남으면 집의 식솔들과 나누어 먹어 가정이 화락하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저 농사와 장사도 어려우니 반드시 이 일을 버리고 힘써 할 만한 것은 아니며 나아가 지극히 즐겁고 영화로운 자와 견주어 보더라도 사람들이 먹여주는 것을 먹는 것과 내 힘으로 먹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으며 남의 일을 맡는 것과 또 내 일을 다스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으며 귀한 자에게 영화가 있는 것과 천한 내가 욕됨이 없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낫겠습니까?”라고 한다. 이는 자신의 힘으로 먹고살 수 있어 만족하는 서민의 삶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 단락에서 저자는 잠수부의 말을 인용하며 후대 벼슬에 빠진 사람들을 경계하는데 이는 유배생활을 하는 저자 상황과도 긴밀히 연관되는 부분이다.
<몰인설>은 거제도 지역 잠수부와의 대화를 기록한 것으로 제주뿐만 아니라 남해안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잠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과 의의] 김진규의 <몰인설>은 김춘택의 <잠녀설>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이 두 인물은 기사환국으로 각각 거제와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이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잠수부의 어려움을 표현하면서 그 원인을 공물의 부담으로 보고 있다. 즉 진상해야 하는 공물이 많아 그 수량을 채우기 위해 잠수부가 더 큰 곤란에 처했다는 것이다. 김진규와 김춘택은 잠수부가 처한 현실의 원인을 사회적 문제로 보았고 이를 통해 저자들의 사회 비판 의식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참고 문헌
양현승, 《한국 설說 문학선》, 월인, 2004.
이지은, <조선시대 잠수부 기록에 나타난 작가의식-<몰인설>과 <잠녀설>을 중심으로>, 《장서각》 51, 2024.
필자
김새미오(金새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