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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죽은 자만의 제례가 아니다 함덕에 울려 퍼질 생명의 굿

  • 2025-10-27
  • 조회 13
원문기사
https://www.jejumaeil.net/news/articleView.html?idxno=351540

제주민예총, 내달 1일 23번째 현장위령제 봉행
시·소리·춤이 어우러진 위무…서우봉에서 열려

2025. 10. 26. 제주매일(우종희 기자)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내달 1일 오전 10시 함덕 서우봉 입구(조암해안로 585 인근)에서 제주4·3의 희생 영령을 위로하고 상생의 정신을 되새기는 ‘함덕 서우봉 해원상생굿’을 연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이번 현장위령제는 제주 각지의 4·3 희생 현장을 직접 찾아 제를 올리는 ‘찾아가는 해원상생굿’의 일환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함덕리는 서우봉과 해수욕장이 어우러진 관광지이다. 하지만 4·3 당시 참혹한 학살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는 마을이다.

 

9연대 1개 대대가 당시 함덕국민학교에 주둔하며 주민들을 구금하고 취조했다. 또한 함덕해수욕장 인근 모래밭에서는 대규모 총살도 이뤄졌다.

 

또한 중산간 마을이 초토화된 뒤 피난민들이 함덕리의 가옥과 외양간, 부엌 등에 숨어 지냈었다. 그러나 발각된 피난민들 다수가 즉결 처형되거나 육지의 형무소로 끌려갔다. 공식적으로 함덕리 희생자는 219명, 인근 지역을 합치면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해원상생굿은 제주큰굿보존회(회장 서순실)가 초혼풍장, 초감제, 질치기, 뒤맞이 등 전통 절차로 집전한다. 굿은 잃어버린 넋을 부르고 위로하는 의례로 진행된다.

 

한문용·김정순 시인의 추모시 낭송도 함께 한다. 또한 전통예술단체 마로, 무용가 박수현, 가수 최상돈이 참여해 시·소리·춤이 어우러진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제의와 예술, 연행과 조형이 결합된 종합적인 위무의 시간으로 방문객들이 직접 해원의 장면을 체감할 수 있도록 꾸려진다.

 

2002년 다랑쉬굴에서 첫 막을 올린 해원상생굿은 죽은 자만이 아닌 산 자의 상처를 돌보는 ‘생명의 굿’, ‘상생의 굿’으로 이어져 왔다.

 

올해 함덕 서우봉 굿은 제주 4·3을 이념이 아닌 인간의 고통과 화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유족과 도민, 그리고 4·3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번 해원상생굿은 공동체의 기억을 되새기고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문의: 064-758-0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