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제주역사관+자연사박물관 통합 ‘제주도립박물관’ 탄생할까
-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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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역사관 건립 용역 최종보고서 ‘통합 및 직접 운영’ 제안
근현대사와 해양문화 중심,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 건립
총사업비 294억원, 2029년 완공 예상…연간 20억원 투입
2025. 7. 2. 제주의소리(김찬우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2일 오후 4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가칭 제주역사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문화예술 공약인 ‘제주역사관’ 건립 사업의 구체적 밑그림이 나왔다. 제주인의 주체적 역사 인식을 담은 근현대사 및 해양문화 전시 공간이다.
이날 용역진은 제주역사관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 지사가 구상한 신산공원 일대 ‘제주역사문화지구’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2일 오후 4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가칭 제주역사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역사관은 준비부터 준공, 시운전 등 건립까지 약 5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총사업비는 294억4800만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연간 운영비는 20억2100만원이다.
이날 용역진은 한국사 속에서 제주 역사를 바라보는 보편적 관점에서 벗어나 제주의 입장에서 근현대사와 해양문화를 주체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역사관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제주에는 근현대사를 통사적으로 다루는 박물관이 없어 제주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의 빈틈이 있다면서 제주 근현대유산을 수집,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가칭 제주역사관은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주차장 부지(일도2동 923)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13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하에는 주차장 36면이 조성되며, 지상에는 전시실과 강의실, 세미나실, 열린도서관, 시민전시실, 카페 등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역진은 제주역사관 운영 방식을 ‘직접운영’으로 제안했다. 효율성과 생산성, 수익성은 낮지만, 인근 박물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안정적인 문화정책을 수행하는 등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전문성, 공정성, 문화서비스 측면에서 간접 방식보다 낫다는 것이다.
가칭 제주역사관 조성 예상도. ⓒ제주의소리
이에 용역진은 제주민속자연사관과 제주역사관을 각각 1관, 2관으로 둔 ‘제주도립박물관’을 1안으로, 기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본관으로, 제주역사관을 별관으로 두는 2안을 제시했다. 효율을 위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제주역사관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통합 운영할 경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운영 인력은 29명, 제주역사관은 6명이 필요할 것으로 산정했다. 제주역사관 연간 운영비는 인건비 5억400만원, 관리운영비 7억원, 시설유지비 4억6100만원 등 모두 20억21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용역진은 제주역사관 완공 예상 시점인 2029년, 연간 이용객수를 약 73만명으로 계산했으며, 경제적 객단가는 24억3500만원으로 잡았다. 결과적으로 제주역사관 건립사업의 편익과 비용을 고려한 경제적 타당성(B/C) 비율은 기준인 1보다 낮은 0.72다.
연간 이용객 수와 관련해 제주역사관 추진위원회에서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는 “너무 낙관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리모델링한다고 20만명이 넘는 신규 수요가 생기는 부분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용역진은 민속자연사박물관 리모델링으로 인한 신규 수요를 연간 25만여명으로 계산한 바 있다. 김 교수의 지적에 주진우 제주역사관 추진위원장은 “저렇게 잡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용역진은 “사업 타당성 판단을 위해서는 경제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파급효과를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진 필요성을 피력했다. 또 86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4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칭 제주역사관 1층 조감도. ⓒ제주의소리
이어 1984년 5월 문을 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노후화를 지적, 리모델링을 통해 관람환경을 개선하는 등 제주역사관과 함께 관람객들이 제주 역사를 다양한 각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역진은 제주역사관의 역할로 △개척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근현대사 중심 역사·문화 플랫폼 △근현대 유산 수집·조사·연구 허브 △도심 속 휴식 공간이자 지역민 체험 공간 등을 내세웠다.
비전은 ‘자주, 공존, 개척의 제주 역사, 세계 속에 스며들다’, 목표는 ‘제주 역사의 독자적 헤리티지 DNA 재발견과 가치 전달’이다. 탐라사와 해양사, 근현대사를 거쳐 형성된 제주 역사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방문객들에게 전달,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제주의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는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유물 중심 전시가 아니라 제주의 진취적인 역사 가운데 주요 근현대사의 주제별 시각 자료를 중심으로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용역진은 전시 공간을 탐라국으로 시작해 변방의 역사까지 ‘프롤로그’와 출륙금지령과 개항, 일제강점기를 다룬 ‘근대실’, 해방과 제주4.3, 4.19혁명 이후를 다룬 ‘현대실’, 제주 공동체 문화유산을 다룬 ‘에필로그’로 구분했다. 또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기획 전시안도 내놨다.
이날 제주역사관 추진위원회 위원들은 “전시 구획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5년 주기로 전시 내용을 변경하는 등 가용성을 갖출 것”, “공사 진행 시 전시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것” 등 의견을 내놨다.
또 “도민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고민들이 부족하다”, “통합 운영을 위한 인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도민들에게 공개될 내용인데 제주역사관 건립을 위한 간절함이 표현됐으면 좋겠다” 등도 덧붙였다.
가칭 제주역사관 조감도. ⓒ제주의소리
제주역사관 대상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