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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제주목 관아 범종' 제자리 찾을까

  • 2025-06-27
  • 조회 15
원문기사
https://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19047

1850년 설치된 '미황사 종'
최근 日 사립 미술관서 발견
도 환수·복원 투 트랙 진행
사실상 소유자 의지에 달려

2025. 6. 26. 제민일보(김은수 기자)

 

100여 년전 사라진 '제주목 관아 종(鐘)'이 일본 사립 미술관에서 발견되면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5월 국가유산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을 찾아 협의하고 국외 소재 문화유산 환수 절차 등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의뢰한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용역'과정에서 1916년부터 행방이 묘연했던 제주목 관아에 설치됐던 범종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이뤄졌다.

 

네즈미술관 지하에 소장된 미황사 종. 제주도

네즈미술관 지하에 소장된 미황사 종. 제주도

 

용역진은 문헌과 현지 조사 등을 거쳐 제주목 관아 외대문 종이 일본 사립 미술관인 네즈미술관 지하 1층에 전시된 것을 확인했다. 네즈미술관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에서 철도부설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네즈 가이치로가 수집한 문화재 등을 전시하기 위해 1941년 설립했다.

 

이 종은 1690년 경남 고성 운흥사에서 주조장인 김애립에 의해 주조된 '금종(金鐘)'으로, 1850년 제주로 옮겨졌다.

 

당시 장인식 목사는 "역사가 오랜 탐라 고도에 종이 없으면 안 된다"며 해남 미황사에서 900냥을 주고 종을 사들여 목 관아 외대문 앞 종각에 설치했다. 운흥사에서 주조됐지만, 해남 미황사에서 구입해 '미황사 종'으로 불렸다.

 

무게 300㎏(500근)에, 둘레 243.8㎝·두께 5.98㎝의 중형 범종으로 과거 문헌에서 조선 초기 시각을 알리고, 아침·저녁으로 성문을 여닫는 신호로 활용됐다고 전해진다. 

 

1916년까지 밤낮으로 듣던 종소리는 그해 12월 종각을 허물며 일본인이 종을 가져갔다는 기록과 함께 사라졌다. 이에 현재까지도 전국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남아있다.

 

제주도는 미황사 종에 대해 '환수'와 '복원'을 염두하고 있다.

 

현재 종의 반출 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개인 재산으로 소유하고 있어 단기간 반환하기에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종을 소유하고 있는 네즈미술관의 의지가 관건인 셈이다.

 

도 유산본부 관계자는 "환수를 100%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복원해 원위치에 거는 방법까지 투 트랙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됐던 조선 왕실 사당으로 추정되는 목조 건축물 '관월당'이 최근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국외 문화유산 환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월당을 반환한 일본 가마쿠라시 사찰 고토쿠인 주지인 다카오 게이오대학 교수는 "제국주의 시대 반출된 유산을 돌려보내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