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제주 오름 원형 보전·관리 정책 방향 견해차...'경관 가치'vs'생태 가치'
- 202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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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
2025. 6. 18. 제주도민일보(허영형 기자)
제주도는 18일 오후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허영형 기
제주 오름의 원형 보전 및 관리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오름 경관을 위해 나무를 베어내야한다는 입장과 이미 형성된 산림생태계를 인위적으로 훼손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차가 확인됐다.
제주도는 18일 오후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오름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도내 오름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원형보전 및 관리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마련됐다
토론회는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이 '제주 오름의 형성과정과 가치, 그리고 원형보전을 위한 관리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 이어 지정토론, 플로어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영남 송당리장은 "송당리에 위치하고 있는 아부오름은 과거 정상에 올르면 주변 오름들을 모두 볼 수 있는 명소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나 있어 전망대에 올라가도 예전 경관을 볼 수 없다. 때문에 오름을 오르기 위해 송당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도 줄고 있다. 오름에 자라난 나무들이 오름과 마을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아부오름에 빽빽하게 자라난 소나무를 대대적으로 제거해야 본연의 아부오름의 모습을 찾을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로 한라일보 편집국장도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오름의 원형을 초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제주의 오름은 나무가 없다는 점에서 타 지역의 산과 다른 독특한 경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경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오름에 대해서는 나무를 벌목해 경관적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 오름은 자연·생태적 가치, 교육적 가치, 역사적 가치, 문화적 가치, 지형·지질학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경관이라는 가치 하나만 가지고 오름의 원형을 보전하는 방향을 찾는 것은 무리한 접근"이라며 "과거에는 오름이 초지생태계였지만, 지금은 산림생태계로 변화해 안정화돼 있다. 오름의 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은 안정화된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로, 인위적 훼손으로 인한 환경적 변화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이런 자리에서 논의될 문제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산림생태계가 형성된 부분을 무리하게 훼손하기 보다, 초지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오름을 잘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정책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는 일부 오름에서 바람 등에 의해 잡목 종자가 퍼지면서 능선미가 훼손되는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의 대책 요구에 따라 총 8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위원회는 지난 3월 개별 오름의 특성을 고려한 선별적 관리 정책으로의 전환과 공론화 절차 추진 등을 담은 권고안을 채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