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옷 차려입은 농부와 갈몸빼 입은 여인의 말방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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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갈옷을 차려입은 남편인 듯한 남성은 말을 몰며 ‘ᄆᆞᆯ방아’를 돌리고 있고, 가까이 있는 부인인 듯한 여성은 이삭을 빗자루로 쓸어 올리고 있다. 여성은 머리에 수건을 쓰고, 윗도리에 ‘갈적삼’ 입고, 아랫도리에 ‘갈몸빼’를 입었 다. 수건은 머리에 쓰는 헝겊이고, ‘갈적삼’은 감물을 들인 윗도리로 입는 홑옷이고, ‘길몸빼’는 감물을 들인 여자들이 쉽게 통으로 입을 수 있는 고무줄 홑바지이다. ‘ᄆᆞᆯ방아’는 둥글고 넓적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고 둥근 돌을 세로로 세워서 이를 사람, 말, 소 따위로 끌어 돌리게 하여 곡식 따위를 찧는 연자방아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ᄆᆞᆯ방아’를 ‘ᄆᆞᆯ방이’, ‘ᄆᆞᆯ방애’, ‘ᄆᆞᆯᄀᆞ레’라고도 일렀다. 제주도 ‘ᄆᆞᆯ방아’는 제주도의 원초적인 탈곡(脫穀)과 도정(搗精)의 도구는 아니 었다. 『증보 탐라지』(增補耽羅誌, 김영길 번역본)가 편집된 조선조 영조 41년(1765)까지만 하더라도 제주도에는 ‘ᄆᆞᆯ방아’가 전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 ‘ᄆᆞᆯ방아’는 제주도가 아닌 육지부에서 전승되는 연자방아처럼 둥글고 넓적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고 둥근 돌을 세로로 세워서 이를 마소 또는 사람이 끌게 하여 겉곡을 찧고 알곡을 빻았다. 제주도 사람들은 ‘ᄆᆞᆯ방아’에서, 조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일, 보리의 겉껍질을 벗겨 보리쌀을 만드는 일, 밭벼나 나락의 껍질을 벗겨 찹쌀과 볍쌀을 만드는 일, 가루를 만들려고 알곡을 빻는 일 등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조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일과 보리의 겉껍질을 벗겨 보리쌀을 만드는 일은 거의 마소의 힘으로 이루어내는 수가 많았다.(사진해설: 고광민)